떨림과 울림 - 김상욱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것은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아니다.
아무 의미없이 법칙에 따라 도는 것 뿐이다.
공룡이 멸종한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진화의 목적이나 의미는 없다.
의미나 가치는 인간이 만든 상상의 산물이다.
우주에 인간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는 없다.
그렇지만
인간은 의미 없는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는 존재다.
비록 그 의미라는 것이 상상의 산물에 불과할지라도
그렇게 사는 게 인간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게 인간이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상상의 체계 속에서
자신이 만든 행복이라는 상상을 누리며
아무 의미 없는 우주를 행복하게 산다.
그래서 인간이 우주보다 경이롭다.
- 김상욱 (물리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