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설명하는 분야는 천체물리학뿐 아니라 철학, 신화, 종교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과학과 마찬가지로 나름의 논리와 목표를 가지고 우주를 설명할 것입니다. 자연과학으로서의 우주론은 한계가 있는데, 과학은 연구하는 주체와 연구 대상이 되는 객체가 분리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주론에는 자기 모순성 또는 자기 인용 패러독스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주의 기원을 이야기할 때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느냐 하는 것을 자연법칙으로 설명해야 하는데, 자연법칙은 우주의 구성 성분 중 하나입니다. 우주 탄생의 결과가 자연법칙이니까요. 그러면 우주 탄생의 결과인 자연법칙을 가지고 우주 탄생을 설명한다는 자기모순이 일어납니다. 그렇게 되려면 우주 탄생 전에 우주 법칙이 이미 존재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또한 어떤 이론을 검증하려면 여러 번 그 현상을 관측하고 반복해야 합니다. 아니면 통계적으로 그 이론이 맞는지 봐야겠죠. 그런데 우주는 단 한 번 탄생해서 단 한 번의 진화를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검증하거나 통계를 낼 수 없는 독특한 연구 대상입니다.

이렇게 우주론은 물리학과 수학을 활용해서 사실을 규명하는 학문이지만, 과학의 대전제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비과학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그것이 우주론 연구의 한계라고 할 수 있겠지요. 우주론이 어쩔 수 없이 지니고 있는 한계는 있지만, 대부분의 우주 역사는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고, 지난 수천 년 동안 인류가 이를 연구해 온 결과 오늘날 현대 우주론이 정립된 것입니다.

  • [기원, 궁극의 질문들] - 우주론의 기원